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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 병원 데이터, 공통데이터모델로 고민 끝낸다

암이란
2018-03-21
조회수 1507

각양각색 병원 데이터, 공통데이터모델로 고민 끝낸다

아주의대 박래웅 교수 주도하는 '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두각 ... 병원 데이터 활용 기대

2018.03.21  06:11:22

박선재 기자 sunjaepark@monews.co.kr

  
 

국내에서 임상연구를 하려고 할 때 전 세계 국가 10억명 이상의 임상 의료데이터를 사용해 연구할 수 있을까? 

얼마 전까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능할 수 있다는 답이 나오고 있다. 

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이란?

그동안 병원이 보유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데이터 구조와 형식, 데이터의 양과 질이 병원마다 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술적 한계와 기관의 허락 등의 법적 문제도 걸림돌이었다.

일각에서는 기술적, 법적 문제를 떠나 다기관의 임상자료를 수집하고 통합하기 가장 힘든 이유로 인간 본성을 꼽기도 했다. 인간은 자신의 정보가 불리하게 사용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고, 기본적으로 자신의 자료를 공유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적, 법적, 인간 본성 등의 모든 문제를 극복한 것이'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이라 평가한다. 

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이란 세계 각국의 의료기관이 보유한 각종 의료정보를 국제적으로 표준화해 연구자나 기업, 정부 기관 등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즉 다양한 모양의 데이터를 '공통데이터모델(Common Data Model :CDM)'로 만드는 것이다. 

  
▲ 아주의대 의료정보학과 박래웅 교수

국내에서 이 분야의 가장 앞선 주자는 아주의대 의료정보학과 박래웅 교수(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다. 

지난 2월 말 열린 한 세미나에서 박 교수는 "병원이 가진 정보는 여러 형태라 분석하기 어려운데, 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모양을 똑같이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 병원의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CDM을 만들면 다기관 데이터 통합분석도 가능하고, EMR 자료연계, 공통 분석코드 이용도 가능하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또 "연구자들은 병원 정보에 직접 접근할 수 없지만, 표준화된 플랫폼과 분석프로그램을 통해 분석된 결과만을 얻을 수 있다"며 "환자 정보가 기관 밖으로 나갈 이유가 없다"고 덧붙인다. 

오몹 공통데이터모델로 약물 부작용 자동 스크리닝

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눈여겨볼 점은 '오몹(OMOP, Observational Medical Outcomes Partnership)'이다. 오몹은 다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물 부작용을 자동 스크리닝하는 것을 말한다. 

한 예로 얼마 전 프랑스, 미국 등에서 올메사르탄 장질환 주의보가 논란이 됐는데, 국내 환자에게는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낸 것도 오몹을 이용한 것이다.

당시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100만명 코호트 자료 중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 올메살탄 또는 다른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을 처방받은 환자 약 11만명을 분석했다. 

박 교수는 "분석 결과 장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는 총 31명으로 한국인에서는 장질환 발생이 매우 드물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오몹을 통해 이슈가 되는 약물 분석은 물론 당뇨병이나 고혈압 치료 패턴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오몹 공통데이터모델을 기반으로 오픈 소스 툴을 개발하고 분산형 연구를 하는 '글로벌 오딧세이(OHDSI, Observational Health Data Sciences and Informatics)'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세브란스병원, 고려대의료원, 삼상서울병원 등 39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160여 개 이상의 기관이 글로벌 오딧세이에 참여하고 있다. 박 교수는 아주대병원, 강원대병원, 길병원 등은 이미 CDM으로 변화을 완료했고, 내년 말까지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 변환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중국 등에서 관심  

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은 유럽에서도 시선을 끌고 있다. 

2월 23~2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에서 열리는 유럽오딧세이 학회에서 우리나라 성공사례가 발표되고, 유럽과의 협력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자로 참석하는 박 교수는 "유럽 연합에 있는 200개 기관이 임상데이터를 CDM으로 표준화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빅파마 12개가 참여하고, 향후 5년 동안 300억원 규모의 과제"라며 "우리나라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와 연계 가능성도 알아보고 기술개발이나 데이터 공유 등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논의도 한창이다. 오는 5월 18-20일 아주대학교와 세계적 데이터 분석 기업 IQVIQ가 중국 오딧세이 해커톤(끝장 토론)을 개최한다. 이 행사에서 박 교수팀이 운영하는 오딧세이의 툴과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제 임상적 유용성까지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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