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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 암 치료 효과 검증되지 않아 복용 권장할 수 없어"

암이란
2019-11-07
조회수 967
                        

의협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 암 치료 효과 검증되지 않아 복용 권장할 수 없어"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 효능 및 안전성 관련 의견 제시

                           


                                                                           

                           기사입력시간 19.11.07 12:49 | 최종 업데이트 19.11.07 12:5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위원회)는 최근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암환자가 항암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과 관련해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항암 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으며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견을 7일 제시했다.

위원회는 "최근 미국에서 소세포폐암 말기(확장성 병기) 환자가 동물용 구충제를 먹고 암이 완치됐다는 사례 보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암 환자가 펜벤다졸을 복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펜벤다졸은 기생충을 치료하는 데 쓰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개나 염소 등 동물에게만 사용이 승인된 약품"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펜벤다졸은 기생충 감염 치료에 대한 효과 외에도 세포 내에서 세포의 골격, 운동, 분열에 관여하는 미세소관을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근거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닌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으로 나온 결과다. 약 10년 전부터 소수의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에서 펜벤다졸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지만 반대로 효과가 없었던 연구도 있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펜벤다졸이 일부 동물 실험에서 효과가 있었다 해도 사람에게서 같은 효과를 보인다는 보장은 없다. 사람을 대상으로 약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돼야 하지만 현재까지 사람에서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를 확인한 임상시험은 발표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미국 사례의 경우 임상시험에 참여해 새로운 면역항암제를 투여 받으면서 자의로 펜벤다졸과 함께 기타 보충제를 복용했기 때문에 펜벤다졸이 치료 효과를 낸 것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펜벤다졸은 동물에서 구토, 설사,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고용량 복용 시 독성 간염이 발생한 사례가 학술대회에서 보고된 바 있다. 특히 항암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약제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항암제의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펜벤다졸의 부작용 역시 사람을 대상으로 확인된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다른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는 진행성 암환자와 가족의 경우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복용하겠다는 심정을 이해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펜벤다졸을 복용하고 암이 나았다는 사례는 집단 비교를 거친 임상시험 결과가 아니라 효과가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개인 경험에 의한 사례 보고이므로 근거가 미약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결론적으로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은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항암 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으며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 향후 엄격한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돼야 하며 복용을 고려하는 환자라면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담을 하길 권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메디게이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지                                           

                                           

박도영 (dy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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