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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재활로봇 '수가' 못 받아 설자리 잃는다

암이란
2019-11-02
조회수 107

    

국산 재활로봇 '수가' 못 받아 설자리 잃는다

뛰어난 치료 효과 입증 불구 존폐 위기…뇌졸중 분야 시범 적용 등 생존 대책 촉구                

                                                                               
  •                             
  • 오인규 기자
  •                            
  • 승인 2019.10.30 05:58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4차산업 혁명의 핵심 요소로 평가되는 인공지능(AI)과 로봇. 특히 재활로봇 분야의 경우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과 함께 국산 제품이 의료 현장에서 인정받는 탁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조차 어려운 상황에 직면에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재활로봇 시장규모는 2018년 7.600억원, 2019년 1조원, 2020년 1.4조원, 2021년 2조원으로 추정되고, 연평균 35% 이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재활로봇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서 산업부 산하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에서는 국내 재활로봇 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의료로봇기업들도 여기에 발맞춰 보행이 어려운 환자에게 안전한 재활치료와 집중재활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운동학습이론과 작업특이성에 기반한 하지재활로봇을 잇달아 개발했다.

로봇을 이용한 보행치료는 집중적이며 반복적인 능동 움직임과 치료의 정확성, 근력, 기능성 등을 향상시킬 수 있어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에 유용한 치료방법이며, 이를 위한 보행재활로봇은 발판형(end-effector type)과 외골격형(exoskeleton type)이 있다.

먼저 큐렉소의 발판형로봇인 모닝워크는 기존의 트레이드밀 위에서 독창적인 안장-발판형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환자에게 평지, 계단 등 다양한 보행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지면반발력 측정값을 활용해 보다 효과적인 보행재활 치료를 할 수 있으며, 가상현실(VR) 기술이 접목돼 환자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피앤에스미캐닉스의 워크봇은 하지에 착용하는 로봇과 트레드밀 및 체중 지지부로 구성돼 있으며, 세계 최초로 로봇부 발목관절 구동을 구현해 움직임을 보다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보조하며 훈련 중 발생할 수 있는 발끌림 현상 방지가 가능하다.

신의료기술 3번 도전, 모두 기존 기술 판정…의료 현장 “차이 확연, 효과 뚜렷”

하지만 앞선 기술에도 불구하고 첨단로봇 솔루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재활로봇을 생산, 판매하는 국내의 중소업체는 사업의 존폐위기에 처해있다는 안타까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유는 결국 수가. 보행훈련을 수기로 치료를 하는 경우 건강보험수가는 13,000원 내외(1회, 30분 기준)로 책정돼 있다. 그러나 로봇에 의한 재활치료는 별도의 보험수가 항목이 없어서 수기치료의 보험수가가 적용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그 벽 앞에 병원에서는 고가 장비인 재활로봇을 도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업체들의 현재 재활로봇 관련 수가화 진척 수준은 세 번의 신의료기술 여부 단계에서 모두 기존기술로 판정되며 기존 급여 수가로 적용되고 있다. 재활로봇을 활용한 치료기술이 3~4명의 물리치료사가 수행하는 재활치료법과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의 평가는 달랐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 A교수는 “로봇과 물리치료사가 활용하는 치료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분명히 사람이 할 수 없는 부분을 대신하고 효과 분야에서도 고도 집중치료 성과가 있다”며 “파이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알고 무조건 풀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뛰어난 기술을 사장되지 않도록 생태계는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보급사업도 좋고 R&D 지원도 좋다. 하지만 팔수 있게 해야 할 것 아닌가? 비급여를 급여화하겠다는 보장성 강화에서 글로벌 기업이 개발하는 다빈치 수술로봇은 언급되지만,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된 모닝워크 재활로봇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업계 “적정수가 확보는 생존 걸린 요건, 뇌졸중 시범운영만이라도” 절실

한편 재활로봇업계는 기존 수기치료법과 첨단기술을 활용한 보행재활로봇에 의한 치료방법과의 차이를 인정해 수가에 대한 별도의 체계로 행위 분류하는 등 보험수가화에 대한 유연한 제도운영 및 현실적 개선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큐렉소 이상훈 연구소장은 “임상적 효과가 확인된 뇌졸중 환자에 대한 로봇보행치료에만 이라도 적정 수가를 산정할 필요성이 있다. 병원에서 고가인(3억원선 이상) 재활로봇 구입의 첫번째 전제조건은 적정한 보험수가 적용에 따른 투자 회수가 되는가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2018년만 봐도 신제품 모닝워크는 한 대도 팔리지 않았고 중고로 1대 판매한 것이 전부다. 이상훈 소장은 당장의 급여화가 어렵다면 임상적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뇌졸중 분야를 시범적으로 적용하거나 최소한 6개월 아급성기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행위조정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뇌졸중환자에 대한 초기 집중 치료시 연간 4,700억원에 달하는 간병비용 절감이 기대된다는 연구가 있다. 집중치료에 효과적인 보행재활로봇이 적극 활용돼 국가적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며 “적정수가 확보는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로봇을 개발한 이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체의 생존이 걸린 절박한 요건”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피앤에스미캐닉스 김종선 차장도 “문헌 중심에서 기술 혁신·사회 가치를 평가하게 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2~3년 사이에 한계가 온다”며 “조기에 보행재활로봇에 대한 적정 수가화에 실패할 경우, 국내 기업은 시장에서 사라지고 결국 살아남을 해외 기업이 우리 건강보험 재정의 혜택을 독점하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각 부처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는데 특별한 케이스로 열어주지 않으면 임상 시도조차 어렵다”며 “비용적인 측면과 경제적 측면 니즈가 모두 부합이 되어야 하는 산업인데, 하나라도 엇박자가 나면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고용에 대한 창출이나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활로봇의 경우 잠재성장률이 높고 수술로봇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 등의 투자가 활발한 상태로, 국내 기업이 개발한 성과의 사업화를 위해 실증 및 중개 연구에 정부 지속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술로봇과 달리 전반적인 기준 규격/표준 등이 부재하고 의료기기·로봇 인증 및 실증의 경우 식약처 인허가, 임상시험, 긴 사업화 기간, 비싼 가격 등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 개발된 많은 제품들이 임상 및 실증 단계에 머무르거나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해외국의 정책에 발맞춰 정부도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빠른 사업화에 의지를 보인만큼,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을 갖고 현재 수행중인 실증 및 중개 연구 관련 R&D를 추가 지원하고 수가까지 고려하는 방안을 통해 적극적인 보급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다.

오인규 기자  529@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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