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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 '환각' 부작용, 한국인 '1.9배' 높다

암이란
201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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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 '환각' 부작용, 한국인 '1.9배' 높다

성균관약대 신주영·명지병원 김우정 교수팀 건보공단 데이터 분석
NPAE 진단 전 2일 이내 타미플루 복용군에서 위험 가장 높아…10~19세는 2.27배↑

2018.12.27  06:48:22

박선혜 기자 shpark@monews.co.kr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복용한 여중생이 환각 증세를 보이다 추락해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타미플루 포비아'가 연말을 덮쳤다.

타미플루가 신경정신과적 증상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타미플루를 복용한 한국인에서 환각 등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neuropsychiatric adverse events, NPAE)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성균관약대 신주영 교수(약물역학교실)·명지병원 김우정 교수(정신건강의학과)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NPAE를 진단받은 환자군 중 이틀 이내에 타미플루를 복용한 경우 비복용기간과 비교해 NPAE 발생 위험이 1.9배 높았다. 

게다가 이러한 위험은 10~19세의 소아·청소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임상에서는 타미플루 처방 시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연구팀은 2009~2013년 국민건강보험 표본코호트DB(NHIS-NSC)를 통해 NPAE를 처음 진단받은 23만 6348명 환자 데이터를 확인했다.

NPAE는 최근 문제가 된 환각 증세를 포함해, 편집증, 조현병, 불안, 우울증, 조울증, 자살 생각, 경련 등 주요 신경정신과적 증상으로 정의했다. 

NPAE 진단 전 최소 1회 이상 타미플루를 복용한 환자 5322명의 데이터가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0~9세는 15.25%, 10~19세는 20.61%, 20~64세는 53.63%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환자-교차 연구(case-crossover study) 설계를 적용해 타미플루 복용에 따른 NPAE 위험을 평가했다. 

환자-교차 연구는 환자-대조군 연구와 달리 동일한 환자에서 치료 전·후의 상태를 비교하는 연구로, 일정 시간만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치료 여부에 따른 정보를 얻는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지 않는 요인들을 완벽하게 보정할 수 있으며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 수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특별한 외부적 요인이 질병 발병을 유발한 요인인지 판단 가능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NPAE를 처음 진단받은 시점으로 2, 7, 14, 28, 56일 전에 타미플루를 복용했을 때 NPAE 발생 위험을 세 개의 대조기간과 비교했다. 

대조기간은 타미플루 복용한 시기를 기준으로 휴약기(washout, 2, 7, 14, 28. 56일)를 가진 뒤  2, 7, 14, 28, 56일 이전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시간 변화에 따른 독감 진단 여부 및 병용 약물 등을 보정해 타미플루와 NPAE와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최종 결과, NPAE 진단 2일 전에 타미플루를 복용한 환자군에서 대조기간 대비 NPAE 발생 위험이 1.9배 높았다(aOR 1.90; 95% CI 1.29~2.81).

이러한 위험은 타미플루 복용을 시작한 시기가 오래된 환자일수록 낮아졌다. 

시간에 따른 NPAE 위험은 대조기간과 비교해 △7일 전 복용군 1.32배(aOR 1.32; 95% CI 1.00~1.74) △14일 전 복용군 1.28배(aOR 1.28; 95% CI 1.03~1.60) △28일 전 복용군 1.25배(aOR 1.25; 95% CI 1.06~1.47) △56일 전 복용군 1.13배(aOR 1.13; 95% CI 0.99~1.29) 높았다.

즉 가장 최근에 타미플루를 복용한 환자일수록 NPAE 위험이 높았던 것이다.

타미플루의 NPAE 위험은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가장 위험이 높았던 연령군은 10~19세의 소아·청소년으로, NPAE 진단 14일 전 타미플루를 복용한 군에서 NPAE 위험이 2.27배 상승했다(aOR 2.27; 95% CI 1.22~4.22).

이와 달리 0~9세, 20~64세, 65세 이상 연령군의 NPAE 위험은 각각 1.25배(aOR 1.25; 95% CI 0.78~1.99), 1.13배(aOR 1.13; 95% CI 0.82~1.54), 1.38배(aOR 1.38; 95% CI 0.77~2.47) 높았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신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NPAE 진단 범위를 광범위하게 설정해 분석한 결과, 타미플루를 최근에 복용했을 때 NPAE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타미플루가 NPAE를 유발하는 요인임이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독감 환자는 치료를 위해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한다. 타미플루의 양면적인 부분이 있는 만큼 타미플루 치료 후 신경정신과적 문제가 나타난다면 입원하거나 보호자의 철저한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과격한 행동이 나타난다면 다른 약제를 투약하는 등의 방법을 시행해야 한다. 조금 더 강력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Journal of Antimicrobial Chemotherapy 지난달 1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J Antimicrob Chemother. 2018 Nov 12. Epub ahead of 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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